자궁경부암 예방접종 후기

꽤 오래전부터 맞아야지, 맞아야지하면서도 비싼 비용이 부담되어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었던 자궁경부암 주사를 드디어 오늘 맞았다. 일반적으로 남성들은 맞지 않아도 되는 주사라고 생각하는데 조금만 검색을 해보면 남자들도 반드시 맞아야 하는 주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 남자들도 맞아야 하는 이유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에 암이 발생하는 병, 남자는 자궁이 없는데도 맞아야 하는 이유는 자궁경부암 발병원인에는 생활요인, 환경요인, 유전요인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가 주요 위험요인이다. 사실 인유두종 바이러스 자체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언제든지 감염될 수 있는 흔한 바이러스다. 사마귀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며, 대부분 2년 내에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그런데 성관계를 통하여 남자에서 여자에게 옮을 수 있는데, 이 경우 여자에게 자궁경부암이 발생할 확률이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남성에게 백신을 접종하여, 남성의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을 줄이면 여성의 감염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고 전체적인 감염률을 낮출 수 있다. 또한 남성들에게도 유익한 것이, 항문암, 고환암, 성기암 등을 예방할 수 있다니 여성에게뿐만 아니라 남성에게도 유익한 백신이다.

2. 예방 접종은 어디서?

근처에 있는 여러 산부인과에 문의했지만 남성들의 경우 산부인과가 아닌, 여성병원 혹은 종합병원에 내원해야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다른 블로그 글들을 본 결과 비뇨기과에서도 접종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근처에 5곳 이상 문의해보니 어느 비뇨기과도 접종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마 케바케인 듯싶다.

3. 백신 가격은?

백신은 총 3가지, 서바릭스, 가다실7가, 가다실9가가 있으며, 서바릭스는 옛날에 나온 백신이라 요즘은 많이 없고, 남성들에게도 추천하지는 않는 백신이다. 본인은 가다실9가를 맞았는데, 가다실9가는 회당 21만원 정도가 평균이었다. 근처의 여성병원 5곳 이상에 문의했는데 모든 병원이 똑같은 가격을 불렀다. (서바릭스는 15만원, 가다실7가는 18만원)
회당 21만원, 총 63만원이라니 매우 비싼 가격이지만 그나마 좋은 소식은, 3회 가격을 한번에 결제할 경우 10% 할인을 해주는 병원도 있었다는 것. 본인 같은 경우 여러 곳에 문의하여 제일 괜찮아보이는 곳으로 가서 567,000원을 결제했고, 또 그 병원이 동백전을 쓸 수 있는 곳이어서 마일리지와 함께 차액을 결제하니 그나마 부담이 덜했다. (제로페이로도 결제할 수 있는지 직원에게 문의했지만 부산은 동백전이 너무 잘 발달이 되어있어 제로페이는 다소 생소하게 느끼는 듯했다)

부산 말고도 다른 지역 사람들이 이 글을 본다면, 각 지역화폐를 쓸 수 있는지 문의해보고 그 지역화폐에 마일리지제도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4. 맞고 난 후기

일반적인 예방접종 주사와 생김새가 똑같았고 맞을 때 느낌도 똑같았다. 찔리고 한 3초 지나니 끝났는데, 전혀 아프지가 않아서 이게 끝인가 싶었다. 그러나 집에 가는 길에 세차를 하면서 슬슬 왼팔에 통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픈 정도는 아니고 찌릿하게 신경 쓰이는 정도였다. 아무튼 2개월 뒤, 또 6개월 뒤에 맞으러 가야 하고 이제 앞으로 2번을 접종해야 하는데 여성 병원에 갈 때마다 남자 혼자 덩그러니 앉아있으려니 무척 민망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주차증을 받는데 주차장 관리인 아저씨가 동행자가 병원에 있냐고 물으시길래, "아뇨, 자궁경부암 예방주사 맞으러왔습니다"하니, 관리인 아저씨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주차증을 건네주는 그 상황도 역시 왠지 민망했다. 어쨌거나 하루빨리 보험이 되어야 다른 남자들도 많이 접종을 받게 되어 좀 더 안전한 성생활이 가능할 텐데 하고 생각이 든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맞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맞고 난 후 준 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