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6일 일기

우리 동기형들이 놀러오는 날이었다.

 

평택, 군산에서 무려 부산까지 와서 자고 가는 일정이었기에 나로서도 형들이 오면 재미있게 놀아야겠다고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 

 

 

형들이 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려서 4명이 함께 하는 일정은 오후 2시부터였고, 원했던 코스는 태종대 - 이기대수변공원 - 민락회센타에서 회 포장 - 광안리 수변공원 - 사상에서 놀기였는데 예정보다 더 늦게 출발했고 날씨가 생각보다 안 좋아서 몇 개는 건너뛰기로 했다.

 

태종대로 부랴부랴 출발하여 약 3시쯤 도착

 

태종대 모습

 

태종대에 도착했지만 해무가 너무 심해서 배가 간신히 보일 정도였다. 전망대까지만 가려고 하다가 시간도 없고 날씨도 별론데 전망대 가봤자 무슨 의미가 있나싶어서 되돌아왔다.

 

돌아가던 중 태종대는 망했다싶었는데 태종대 입구 근처에 유람선을 타러 내려가는 통로가 따로 있었다. 바닷가도 못 봤는데 살짝만 내려가서 맛만 보고 오자고 설득하고 내려갔다.

 

 

 

내려가보니 웬 해녀 할머니가 갓 잡아올린 해산물들을 회로 쳐서 판매를 하고 있었다. 회모듬은 3만원, 소주도 팔고 사이다도 팔고해서 술이 들어가면 좀 더 재밌겠다 싶어 먹기로 결정했다. (난 운전을 해야 해서 사이다를 마셨지만)

 

 

 

 

사실 나는 해산물을 좋아하지는 않다. 일단 해산물 특유의 비린 맛이 나와는 정말 안 맞다싶었고, 처음부터 거부감이 있어서인지 먹으면 속이 울렁거렸기 때문이었다. 근데 이번에 먹은 것은 갓 잡은 거를 바로 회로 쳐서 먹었기 때문에 매우 신선했고 비린내도 생각보다는 덜했다. 꽤 맛있었다. 형들의 표정을 보니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아 태종대의 실패를 잘 만회했다.

 

회무침의 때깔이 좋다

 

 

회무침과 바다와 함께 하는

 

 

 

태종대를 나와서 근처에 있는 볼링장에 갔다. 2:2로 팀을 짜고 지는 팀이 모두 다 내기.

첫 판은 내가 속한 팀이 이겼지만 두세번째판을 내리지면서 결국 우리가 냈다. 인당 2만원 넘게 내야 했다. 슬펐다.

 

 

 

볼링을 치고, 이제 수변공원으로 갔다. 사람이 정말 많았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너무너무 많아서 우리가 앉을 데가 없어서 이리저리 자리를 찾아다녀야 했다. 근처에 닭강정, 파전, 만두 등을 파는 곳이 있었는데 가성비도 좋고 맛도 꽤 있었다. 추천한다. 어쨌든 앉아서 안주거리들을 먹으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부산까지 온 형들에게 이런 풍경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가능하면 밤까지 오래 앉아서 즐기고 싶었지만 반팔을 입고 있어서 너무 추웠다. 안주를 다 먹고 바로 우리 집으로 출발.

 

드글드글

 

사상 도착 후 근처에 있는 스크린야구장에 갔다.

3이닝, 6이닝, 9이닝짜리가 있었고 가격이 생각보다 상당했다. 우리는 6이닝으로 했는데 약 3만8천원? 결제를 했다.

그리고 안주를 골랐는데 맥주세트(맥주 4개+오징어) 2만원짜리를 골랐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징어는 무슨 편의점에서 파는 구운 오징어에 맥주도 그냥 캔맥주 4개였다. 이걸 2만원에 팔다니 말이 안되는 구성이었다. 오징어가 이거인 줄 알았으면 절대 안 샀을 것이다. 

 

여기서도 내기했는데 또 져서 ... 형이랑 둘이 나눠서 거의 3만원을 내야 했다. 아까 슬펐던 거에 이번에 슬픈 것까지 2배로 더 슬펐다. 하지만 재밌는 추억을 쌓아서 너무 좋았다. 내년 봄에 커플이 되어 제주도에 놀러가기로 했는데 과연 가능할까?

 

아무튼 재미있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