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등반 일기

11월 중순, 올해 내 생일에는 의미 있는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울산에 혼자 있고, 아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보니 생일에 혼자 보낼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어떤 것을 하면 좋을지 생각을 해 보던 중, 평소 틈틈이 작성해오던 버킷리스트를 다시 보았다.
거기에서 눈에 제일 들어왔던 것은 38번 한라산 등반하기였다.

원래 목표는 한라산 설산을 등반하는 것이었다. 나혼자산다에 나왔던 이 풍경이 무척 기억에 남아 언젠가 눈으로 뒤덮인 한라산을 등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생일이 12월 18일이고, 겨울이고, 한라산은 높고 당연히 눈이 쌓여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등산 전문 게하를 검색을 하던 중 몽쉘게스트하우스가 괜찮아보여 숙소는 여기로 정했다.
1박에 25,000원, 침대, 화장실이 깔끔하고 무엇보다 방이 매우 따뜻해서 잠이 솔솔 왔다.
더울 정도로 너무 따뜻해서 새벽에 깼지만.



안개로 뒤덮여 멀리 있는 것은 아예 안 보이는 날씨였다.
등산하기 전날에 이런 날씨인 것이 다행이었다.
등산 일지
05:20 기상, 세안
06:20 조식 후 준비
07:00 성판악 코스로 출발
07:10 입구 도착
07:15 등산 시작
10:55 정상 도착
12:00 하산 시작
15:00 관음사 코스 입구 도착
처음 올라갈 때는 아침 7시가 갓 넘은 시간이었는데 날씨 탓인지 사진을 찍으려해도 새까맣게 나와 사진은 포기했다.

10시쯤 성판악 대피소에 도착. 1차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이때부터 슬슬 날씨가 좋아진다.


완연하게 구름이 걷힌 하늘


물이 꽉 차있는 백록담을 기대했으나 겨울이라 물이 거의 없는 듯했다.

마지막으로 내 사진
내가 상상했던 완벽한 설산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수많은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해냈다는 사실로 만족한다.